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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Stro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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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는 스태그플래이션이 장기화 되면서 세계적인 불황이 진행되던 시기였다. 케인즈의 수정자본주의에 기반 한 정책을 폈던 미국, 영국 등의 선진 국가들이 시장실패를 겪으면서 케인즈 이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자연히 대중들은 자본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었다. 이 시점에 등장한 음반이 바로 핑크플로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이다.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계소리와 따르릉 전화기 소리, 한 사내의 비열한 웃음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이 앨범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희대의 명반이다. 앨범 제목인 ‘달의 어두운 면’은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면을 가리키는 메타포이며 트랙 리스트에 자리 잡은 'Time', 'Money', ‘Us And Them' 등의 곡명은 이 앨범이 단순한 대중음반이 아니란 걸 암시한다.

기괴한 분위기의 바탕에 재즈풍 기타와 허스키한 목소리를 스케치한 'Time'은 청자에게 알 수 없는 두려움을 안겨준다. 곡의 중반부터는 어두운 화음이 주를 이루는 피아노와 오르간을 덧입히며 괴상한 분위기를 더해가고 급기야 후반에는 흑인 여성의 비명에 가까운 울부짖음을 추가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런 사운드는 우리 마음에 무서움 보다는 오히려 동정심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아마 그 비명 소리는 우리의 무의식 속에도 내재되어 있는 자본주의에 대한 두려움이고, 우리는 그 두려움에 공감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앨범의 포문을 연 동전소리와 지폐계수기 돌아가는 소리는 ‘Money’에 들어서 좀 더 구체화 된다. 동전과 지폐, 이 둘은 자본주의와 물질주의의 상징이다. ‘Money, get away. Get a good job with more pay and you're okay...중략...Money, it's a crime. Share it fairly but don't take a slice of my own’과 같은 가사는 모든 것이 돈과 물질로 대변되는 세상을 비판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자신도 그런 세상에 저항하지 못하는 현실을 잘 표현한 대목이다. 핑크플로이드는 이러한 사회적 현실에 비판을 가하고자 했으며 대중들은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했다.

사실 모든 배경지식을 차치하고 순수한 음악적 사운드만 감상한다면 이 음반은 재즈와 사이키델릭 음악 그리고 록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듣기 좋은’ 앨범일 수 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이 신성한 앨범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하여 불가피하게 음악 외적인 면도 함께 다루어 보았다. 대중음악에서 보기 힘든 전위적 사운드가 바로 핑크플로이드만의 색이고, 사회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은 가사는 그 색을 이용한 드로잉이다.

이 앨범에서 음악 뿐 아니라 또 하나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바로 앨범커버이다. 나온 지 수십 년 된 앨범이기에 이미 이런 저런 분석이 많이 나왔지만 내 나름대로 나만의 분석을 해보고자 한다. 나에게 무지갯빛, 프리즘, 흰빛은 각각 인간, 자본주의, 다시 인간이라는 개념으로 다가온다. 인간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갯빛이 프리즘이라는 자본주의를 통과하자 하나의 흰색 빛으로 통일 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획일화 되어가는 대중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혹은 그림을 반대로 본다면 흰빛으로 획일화 된 대중이 ‘The Dark Side Of The Moon'이라는 프리즘을 거치면서 본래의 모습인 무지갯빛을 되찾길 바라는 핑크플로이드의 염원이 담겨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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