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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Stro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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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

 

더는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 재정은 이미 여지가 없다. 내년 복지 예산은 120조 원으로 전체의 32%를 차지한다. 2년 만에 23%가 늘었다. 세수 역시 지난 2년 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 적자 국채를 발행하고 있는 처지다. 내년부터 담뱃값과 전기, 수도, 대중교통 이용요금이 줄줄이 인상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현 정부 임기 말인 2017년 까지 균형재정이 어렵다며 두 손을 들었다. 결국 기업밖에 없다. 국가가 아니라 기업이 경제를 살린다.

한편 우리나라의 과세 기준은 소득이 많을수록 세금을 많이 내는 누진적 구조이다. 법인세의 경우 소득 상위 0.7%의 기업이 전체 세수의 76.1%를 내고 있다. 소득세 역시 소득 상위 10%의 근로자가 전체의 68.1%를 부담한다. 우리나라 30대 기업의 연 매출은 1134조 원으로 이는 국내총생산의 96%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우리나라의 기업의존도는 굉장히 높은 상태이다. 1970년대 세계가 오일쇼크에 허덕이고 있을 때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탄생한다. 현대, 삼성, 포스코 등 대기업은 박정희 대통령의 성장 위주 정책의 바람을 타고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기업을 만든 건 국가이며 국가를 만든 건 기업이다. 기업이 어려움에 처하면 국가 경제는 살아나기 힘들다.

리더를 잃은 조직이 어떤 나락으로 빠지는 지는 역사가 증명한다. 알렉산더 대왕이 사망한 후 제국은 갈기갈기 찢겼으며, 유비가 없는 촉나라는 위나라 정벌에 매번 실패했다. 20086월 스티브 잡스가 유난히 수척한 모습으로 세계개발사회 기조연설에 나타난 다음날 애플의 주가는 2.2% 하락했다. 이후 뉴욕타임즈가 잡스의 건강이 회복되었다고 보도하자 주가는 2.7%를 회복했다. 수장이 부재한 기업은 갈피를 못잡고 이리저리 헤멘다. 대량투자와 의사결정에 난항을 겪고 기업의 수레바퀴는 원만하게 굴러가지 못한다. 기업이 매출을 올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제자리를 찾아야 경제가 살아난다.

경제 살리겠다고 경제사범을 풀어주는 게 말이 되냐?’, ‘유전무죄, 무전유죄다’, ‘그렇게 되면 법치주의가 무너진다등의 반론이 예상된다. 옳은 말이다. 분명 잘못된 행위이며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유토피아가 아니다. 이상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감성이 아니라 이성으로 현실을 재단해야 한다. ‘유토피아주의자들에게 자신들이 옳다고 여기는 틀을 통해서 법을 강요하는 체제하에서는, 자연이 인간에게 선사한 예지와 분별력이 경제발전을 해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프랑스의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레드릭 바스티아가 한 말이다. 법과 정치를 감성에 빠져 논해선 안된다. 또한 가석방과 사면 역시 우리나라 법에서 정하고 있는 우리나라 법이다. 형사법에서 규정하는 부합하는 대로 사면하고 석방한다. 위법이 아니란 말이다. 법과 정치 그리고 우리의 현실은 그다지 간단하지 않으며 아름답지 않다.

포퓰리즘에 빠져 무상복지정책을 남발할 때부터 예견됐다. 자원 하나 없이 온전히 기업에 의존해 성장해 온 나라가 멸망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을 택했다. 그리스,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행 국가부도열차는 이미 출발의 기적을 울리고야 말았다. 그 열차의 노선을 어느 쪽으로 설정할 지는 기업, 그리고 우리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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