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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Stro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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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들이 판친다

자기 계발서적은 모두 서술하는 바는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삶, 성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등과 같은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쓰여진다. 국내 최대 도서전문 업체인 교보문고의 자기계발서적 베스트셀러 탭을 보자. ‘흔들리는 당신을 위한 김진애 박사의 인생 특강’, ‘아내들이여, 가슴 뛰는 삶을 포기하지 마라’, ‘인생의 진정한 목적을 찾아서’ 결국 전부 같은 얘기를 떠들고 있다. 자기 계발이라는 본래 의미는 퇴색된 지 오래다. 아니, ‘자기’ 계발을 타인이 시켜주는 모양새다. 시중의 자기 계발 서적이라 일컬어지는 책들은 전부 행복이나 성공과 같은 주제를 다룬다. 안철수나 김제동 같은 소위 말하는 ‘힐링 멘토’로 대표되는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방법이 무엇인지,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서술해 나간다. 있는 힘껏 공감하는 척 하고 대변하는 척 한다. 그래놓고 결국 내놓는 결론이라는 건 전부 똑같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해라’ 혹은 ‘가치 있는 일을 해라’ 따위의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이야기를 지껄인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팔리고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약하고 한심해서다. 세상이 나약해지고 한심해질수록 자기계발서적이 판친다. 세상이 그렇다. 온 국민이 징징대지 못해서 안달이고 천지 사방이 삶이 힘들다는 투정으로 가득하다. 그 투정을 받아주고 공감해 줄 무언가가 표출 된 것이 그놈의 자기계발서, 힐링열풍이다.
바야흐로 청춘이 위로받는 시대다. 엉터리 서적, 콘서트일수록 가짜 멘토들이 목청을 돋운다. 가짜들은 일자리가 없어 청년 백수가 늘어나는 것이나 자기 집 갖기 어려운 주택 사정이나 다락 같이 높은 등록금이 모두 기성세대의 잘못이라며 송구스러워한다. 세상의 거친 풍파도 어른들의 잘못이고 결혼을 늦추는 것이나 저출산도 모두 사회의 잘못이라며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가짜 멘토들은 철부지 부모처럼 세상의 모든 일을 자신이 대신해주지 못해 안달이다. 그러나 대부분 거짓말이다. ‘우리가 대학 졸업할 땐 일자리가 널렸었다’는 말부터가 지어낸 말이다. 당연하지만 주로 명문대를 졸업한 정치인이나 의사나 교수 출신이라는 멘토들이 이런 거짓말을 한다. 어느 때고 명문대 졸업자에게 일자리가 없어본 적이 없고 대부분 청춘들에게는 일자리가 충분히 있어본 적이 없다. 좋은 대학 나와 교수며 의사며 정치인이요 종교인으로 출세깨나 한 자들이 지금 청년들에게 인기까지 얻으려고 거짓말을 해대는 모습이 실로 역겹다. 지식의 마약상일 뿐이다.
학생 뿐 아니라 징징대는 철 못 든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소위 요즘 젊은이들에게 널리 퍼져있는 이러한 고뇌와 질문들은 전부 주관적 감정이 개입되어있는 무의미한 주제이다. 답할 수 없는 주제이며 너무나도 추상적인 주제, 종교적인 주제이다. 전혀 객관적이지 않고 지나치게 감성에 치우친 나약한 이야기다. 대화를 할 때는 객관적 사안을 가지고 이야기 해야한다. 대화주체간 공유하는 공통분모가 있어야 상호 대화와 소통이 가능하다. 서로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의 수준 격차가 크면 명확하고 분명한 의사소통이 진행될 수 없다. 그저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감성적인 이야기만 계속 될 뿐이고 그 해결법과 답변은 결코 나올 수 없다. 그 누구도 답을 알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이러한 대화는 가치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의미는 없다.
진정으로 무언가 목표를 위해서 매진하는 사람에게는 성공과 행복이라는 종착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긴 프로세스가 있을 뿐이다. 하나의 과제가 해결 되면 더 큰 과제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고, 그 과제가 해결 되면 또 더 큰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끊임없는 시시포스 적 반복이 수반될 뿐이다. 칼 포퍼는 인생은 문제 해결의 연속(Life Is Problem Solving)이라고 이야기했다. 인생은 하나의 과정이지, 출발로부터 기승전결로 마감되는 스토리를 가진 영화, 소설이 아니다. 끝없는 문제와의 씨름일 뿐. 그리고 그 문제는 60억의 인구만큼 다양하고 개인에게 중요하다. 그렇게 다양하고 중요한 답을 남한테 찾고 있는 판국이다. 우리는 좀 더 구체적이고 객관적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강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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