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Dwarf

블로그 이미지
안녕
by TheStrokes
  • Total hit
  • Today hit
  • Yesterday hit

 드러난 건 조그마한 종이쪼가리와 고인의 육성이 전부다. 그런데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완구를 비롯한 '성완종 리스트'의 인물들은 이미 뇌물을 받은 죄인이 되어있다. 인터넷 댓글란에는 온통 '이완구 사퇴'가 도배되어있고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패러디 물이 나돌고 있다. 대중은 이미 결과를 받아놓았다. 선결과 후조사 모양새를 띈다. 낙인을 찍어놓고 심문을 해댄다. '당신은 죄인이다. 인정해라'라고 마치 범죄를 강요하는 듯하다. '유'죄추정의 원칙이다. 각본상 죄인이 아니면 안되는 거다. 문득 '나도 메모지에 8억이랑 이름 몇개 적고 뛰어내리면 우리 부모님은 8억 부자가 되시는건가'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좌우, 정파성, 이념을 떠나 모두가 한마음으로 비난을 일삼는다. 이견은 나올 수 없다. 종이에 거론된 인물을 옹호하는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간 '일베충' '새누리당 알바' 등으로 매도되기 일쑤다. 집단의 광기다. 과거 황우석 줄기세포 조작, 2008년 광우병 사태가 오버랩된다. 눈을 가린 채 거침없이 달리는 경주마다. 끊임 없이 밀어부친다. 앞으로만 간다. 반대할 수 없다. 세상은 내게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하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다. 그러나 현실은 모두가 '예'를 말할 때 '아니오'를 내뱉으면 비정상으로 치부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혐의로 결론이 나도 믿을 사람은 없다. '검찰은 권력의 개다' '다 비슷한 놈들 끼리 뭘 제대로 조사를 했겠냐' '외압이 들어갔나보다' 등의 말이 떠돌게 뻔하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요리 된 결과가 아니면 무조건 틀린거다. 그들에게 신뢰를 강요할 필요도, 삼권분립을 설명할 이유도 없다. 그냥 평생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살아라. 경주마는 안대를 쓰지 않는 시간에 보는 것을 세상의 전부라 믿을거다. 정작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앞을 보지 못하면서. 그래 니들은 그렇게 살면 된다.

' > •••●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문화를 반대하는 건 다인종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  (2) 2016.03.23
국정교과서에 대하여  (0) 2015.10.19
본질의 구분  (0) 2015.02.07
가짜들이 판친다  (0) 2014.11.13
이상과 현실  (0) 2014.10.24
AND

ARTICLE CATEGORY

WhiteDwarf (770)
(130)
(75)
(420)
그림 (4)
2010년 여름 (11)
자료저장소 (77)
기타 미완성 (0)
조혈모세포(골수)기증 (12)
로씨야 여행 (14)
A (0)

RECENT ARTICLE

RECENT TRACKBACK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