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1.1 들어가며
몇 해 전인가부터 음악 축제인 록페스티벌(Rock Festival)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전에는 록 음악 마니아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들을 직접 보기 위해 록페스티벌로 몰려들었지만 현재는 록에 큰 관심이 없는 젊은이들 까지 그 자유로운 문화에 빠져들고 있다. 단순히 자신이 빠져있는 해외 유명 뮤지션을 눈앞에서 볼 수 있음에 행복해하고 감격하던 록 마니아들 뿐 아니라 자유분방하면서도 짜릿한 록페스티벌의 매력에 빠진 청춘들이 산골짜기로 모여들고 있다.
젊음, 청춘이기에 즐길 수 있고 미친 듯이 놀 수 있는 젊은이들의 문화인 록페스티벌, 이번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강의 개인보고서는 이 록페스티벌이 지닌 빛과 어둠을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본 리포트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직접 겪은 페스티벌의 특징과 그들이 지닌 에너지, 변천사와 콘셉트 등을 서술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겨난 여러 문제점들, 예를 들어 록페스티벌의 대중화에 따른 라인업 부실, 우후죽순 새로 생겨난 페스티벌이 낳은 적자와 관객 분산 그리고 현재 록페스티벌의 가장 큰 문제점인 권력과 자본에의 종속 등을 다뤄보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1.2 록페스티벌에 대해
록페스티벌은 맨 처음 어디서, 어떻게 시작했을까? 해답은 1969년 미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은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혼재되어있던 시기였다. 베트남 전쟁 참전과 흑인, 백인간의 인종차별, 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 등 사회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던 젊은이들은 정부와 자본에 회의감을 느끼며 히피문화를 형성해나갔다. 이런 젊은이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것은 음악이었다. 젊은이들은 미국의 한 거대한 농장을 빌려 현대 록페스티벌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우드스톡 페스티벌(Woodstock Festival)을 개최한다. 당대 최고의 기타리스트인 지미핸드릭스(Jimmy Hendrix)를 비롯한 여러 뮤지션들은 이 페스티벌에 참여하여 반정부적인 음악을 연주했고 많은 젊은이들은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공감했다. 무대에 선 사람들은 대부분 저항적인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었고 그들은 자국을 조롱하는 음악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러한 문화가 당연히 눈엣가시 같았던 정부와 언론들은 페스티벌을 방종, 문란 등의 단어들로 폄하했지만 히피족들은 3일이라는 시간 동안 문제나 말썽 한번 일으키지 않고 널따란 농장에서 자유와 사랑을 마음껏 나누었다.
초기 록페스티벌은 무작정 들판에 사람들은 ‘방목’해놓고 진행되는 형태를 띠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록페스티벌도 각각 유형 및 콘셉트에 따라 구분되기 시작한다. 그중 가장 크고 간단하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자연 친화형’과 ‘도심형’의 두 종류이다. 우선 전자는 일반적으로 산골짜기에서 개최되는 형태를 띤다. 때문에 공연 중간 물놀이나 산책 등과 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공연이 끝난 후에는 미리 설치해 놓은 텐트에서 같이 온 친구들과 즐거운 밤을 보낼 수 있다. 개최 장소가 도심에서 떨어져있기 때문에 자연친화적인 경향이 강하며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맑은 공기와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며 정말 휴가를 온 듯 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즉 도심형보다는 조금 더 자유분방하고 록페스티벌의 본래 형태와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치안이나 방범 부분에서는 아무래도 취약한 면이 있어서 범죄에 노출되기 쉽고 청결이나 위생 면에서도 썩 좋지 못하다는 단점도 함께 지니고 있다.
반면 도심형 록페스티벌은 시간이 없고 바쁜 사람들에게 적합한 페스티벌이다. 공연은 보고 싶은데 멀리까지 가는 건 귀찮고 시간도 부족하고, 딱 공연만 즐기고 싶다는 도시인들에게 알맞은 페스티벌이다. 상대적으로 교통이 편리해서 접근성도 좋고 치안도 훨씬 안정적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록페스티벌의 진정한 매력인 자유분방함이 덜하여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그다지 각광받지 못하고 있다.
2. 본론
2.1 젊음의 장
2.1.1 미디어적 관점에서 본 록페스티벌
최근 TV프로그램에서 록페스티벌에 대한 언급이 상당히 잦아졌다. CF, 광고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직접 록페스티벌에 참여하기도 하며 록페스티벌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도 상당수 제작, 방영되고 있다. 이는 과거 록 마니아들에게만 한정적인 주목을 받던 록페스티벌이 현재는 좀 더 많은 대중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의 방증이다. 다시 말해 록페스티벌은 충분히 대중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록페스티벌 중 하나인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을 거대미디어 그룹 CJ가 주최하고 후원한다는 점은 분명 현재 록페스티벌이 기업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는 페스티벌 참여 뮤지션(라인업)의 강화와 콘서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음향시설 및 기기의 향상 등의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관객들은 좀 더 멋진 환경에서 공연을 즐겨서 좋고 기업은 돈을 벌어서 좋은 Win-Win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물질과 자본에 대한 반대라는 히피문화에서 시작한 록페스티벌이 점점 그 본질을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어두운 면도 발견할 수 있다.
2.1.2 청춘
2013년을 살고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다. 취업, 이성, 스펙 등 고민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정치인들은 이런 2030세대 특유의 불안정한 심리를 마음껏 역이용해 세를 획득하려 시도한다. “살기 힘들지? 우리 때는 취직이 힘들지 않았는데. 기득권들의 추악한 욕망 때문에 피해를 보는 너희들이 불쌍해. 우리에게 권력을 주지 않을래? 우리가 바꿔줄게.”라는 식으로 말이다. 뿐만 아니라 세상은 계속해서 각박해지는 것만 같고 인간관계는 점점 삭막해지기만 한다. 록페스티벌은 이런 청춘들의 답답한 삶의 일종의 탈출구이자 자유를 표출할 창구이다. 그들은 록페스티벌을 즐기면서 억눌려 있던 감정과 울분을 폭발시킨다. rock의 본래 의미인 저항정신을 드러내기도 하고 마음껏 욕도 내뱉으며 자신을 옥죄고 있는 세상에 대해 불만을 터뜨린다.
록페스티벌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인 자유분방함 때문에 범죄나 나쁜 일이 많이 일어날 것 같지만 수년간 지켜본 바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음악에 맞춰 서로 몸을 부딪치며 때리는 ‘슬램(Slam)’을 하다가도 한사람이 넘어지거나 안경, 신발 등 소지품을 잃어버리면 그 즉시 모든 행동을 멈추고 함께 그 물건을 찾아주는 것이나, 부상자를 직접 업고 부축해나가는 것은 서로를 아끼고 보호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문화이다. 또한 놀랍도록 질서정연하다. 옆 사람의 갈증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물, 음료수를 나누기도 하며 젊은 청춘들은 상대방을 위한 배려를 체득해나간다. 생전 처음 본 사람들끼리 그렇게 몸을 부대끼며 인종, 성별, 나이 상관 않고 놀 수 있는 곳이 세상에 얼마나 존재할까? ‘록음악’과 ‘록페스티벌’이라는 문화가 그들을 하나로 묶고 있다.
2.2 한계 및 문제점
2.2.1 라인업의 해외의존도
대다수의 국내 록페스티벌은 공연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을 이웃나라 일본에서 끌어오고 있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규모가 큰 음악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 추세를 보면 일본시장이 1년 내에 미국시장을 제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비록 자국 음반 소비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갈라파고스 군도’ 같은 특징을 띄기도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비율만큼 외국음반의 소비도 상당히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해외 유명 뮤지션들은 일본에 상당히 많이 신경을 쓰고 있으며 대놓고 일부 곡에 ‘Japa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뮤지션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뮤지션들의 일본 공연은 잦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내한공연은 일본 방문한 김에 이웃나라인 우리나라도 한번 들렀다 가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어찌 보면 지정학적으로 일본 옆에 위치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하는 면도 있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의 내한공연을 관람하고 싶다면 그 뮤지션의 일본 공연 일정부터 확인해봐야 한다는 슬픈 면도 있다. 국내 록페스티벌 라인업의 대부분을 일본 록페스티벌의 라인업에 의존해야한다는 것은 선택의 폭이 그만큼 좁아진다는 것이며 한국 팬들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2.2.2 페스티벌의 난립
한국 록페스티벌이 지닌 두 번째 문제점은 참여 뮤지션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록페스티벌의 수이다. 한국에서 처음 록페스티벌이 개최될 때만 해도 많아야 두 세 개의 페스티벌만이 존재했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다루는 빈도수와 젊은이들의 관심이 함께 상승하면서 현재는 매년 10개가 넘는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설명 했듯 우리나라는 대다수의 뮤지션을 일본에서 끌어오고 있는 현실에서 이러한 페스티벌의 난립은 자연히 라인업의 부실화를 가져올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공연스케줄이 꽉차있는 해외 뮤지션이 한국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고 페스티벌은 많고, 어쩔 수 없이 한군데만 들러야하는 상황이기에 각 뮤지션들은 ‘찢어먹기’식으로 여기저기 분산될 수밖에 없다. 이것의 연장선상에서 봐야할 것은 관객 수의 문제다. 아무리 페스티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들 록페스티벌을 즐기러 오는 관객들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각 페스티벌들은 이 한정된 관객을 서로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 물론 관객들은 각 페스티벌의 특징이나 콘셉트가 좋아서 가는 경우도 많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이 어디에 오는지 여부에 따라 목적지를 정하기도 한다. 때문에 일부 페스티벌로 관객이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 혹은 모든 페스티벌에 적은 관객이 찾는 관객 하향평준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당연히 적자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물론 모든 페스티벌이 같은 날짜에 열리는 것은 아니기에 따로따로 한번 씩 다 가면 되지 않느냐라는 질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국내 주요 록페스티벌의 표 값은 20만원을 가뿐히 넘고 7월~8월에 거의 모든 페스티벌이 집중되어 있기에 관객들이 모든 페스티벌을 관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2.2.3 권력과 자본의 축제(Festival)
앞서 언급한 대로 일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요새 록페스티벌이 돈좀 된다는데? 우리도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음악시장에 대한 충분한 분석 없이 무작정 뛰어들고 있다. 국내 대표 록페스티벌들인 안산밸리록페스티벌과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은 본래 하나의 몸체였다. 하지만 페스티벌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자 했던 인천시는 뮤지션 섭외 전문 업체이자 국내 최대 공연기획사인 옐로우 나인과 결별하였고 이에 옐로우 나인은 인천으로부터 독립해 나와 경기도 이천에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이라는 새로운 페스티벌을 구성하기에 이른다. 결과는 펜타포트보다 관객을 2만 명 이상 더 끌어들인 지산밸리의 승리였다. 옐로우나인이 빠진 펜타포트페스티벌은 뮤지션 섭외에 난항을 겪었고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헤드라이너가 전부 국내 뮤지션으로 채워지는 촌극이 벌어지고 말았다. 펜타포트는 관객 수를 늘이기 위해 대략 2000장의 공짜표를 뿌리다시피 배포하며 고전했지만 지산밸리는 오로지 뮤지션들의 티켓파워만으로 관객을 끌어 모으며 선전했다. 이후 이러한 양상은 계속되어 2010년 5만2,000-7만, 2011년 5만7,000-9만2,000, 2012년 7만7,000-10만1,000명으로 ‘지산밸리’가 항상 우위에 서게 된다. 2013년에는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이 또다시 지산리조트와의 갈등을 겪으며 안산으로 부지를 옮겨가며 분화되어 사실상의 비교가 무의미하다.
또한 최근 록페스티벌은 기업들에게 소위 말하는 ‘돈이 되는 사업’으로 받아들여진다. 기업의 페스티벌 참여는 막강한 자본과 재력을 이용한 질 높은 음향시설, 수준 높은 아티스트의 참여 등의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지만, 한편으로는 페스티벌이 자본에 종속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낳는다. 대기업의 페스티벌 참여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문제로는 올해 개최된 안산밸리록페스티벌에 슈퍼스타K의 화제인물들이 무대에 섰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은 미디어 공룡기업 CJ의 계열 방송국인 ‘M-Net’이 주최하고 후원한다. 올해 안산페스티벌에는 이 엠넷의 인기 방송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에서 큰 인기를 얻고 음악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킨 ‘로이킴’과 ‘유승우’가 무대에 올랐다. 음악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신인들이 모든 밴드들의 꿈인 록페스티벌 무대에 섰다는 것은 많은 록팬들의 질타를 받기 충분했다.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입장에 있다면 자연스레 흥행에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부작용과 피해는 고스란히 록팬들에게 돌아간다. TV인기인들을 페스티벌에 참가시킨다는 것은 다분히 상업적인 색을 띤 목적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 또한 2011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의 라인업에는 ‘DJ DOC’라는 록팬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뮤지션이 포함되어있었다. 당시 DJ DOC는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곡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었다. 주최 측은 ‘신나게 놀 수 있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라인업이 발표되었을 때만 해도 인터넷 상에서는 주최 측과 DJ DOC를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힙합가수가 대체 왜 록페스티벌 무대에 선다는 거지?’, ‘그것도 황금시간대에?’ 등과 같은 글이 록음악 커뮤니티를 도배했다.
이와 비슷한 카테고리에 공유되는 문제점은 바로 티켓 값의 상승이다.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의 경우를 보자. 2010년 지산록페스티벌의 티켓 값은 3일 권 기준 176,000원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대기업 CJ가 본격적으로 록페스티벌에 개입하면서 티켓 값은 220,000원으로 상승했다. 불과 1년 사이에 5만원이 오른 것이다. 싼 비용으로 유명 뮤지션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록페스티벌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최근 이 장점은 점점 빛을 잃고 있다. 참고로 2011년에는 티켓값은 상승한 반면 오히려 라인업은 더 부실해진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러한 이유 탓에 최근 록팬들 사이에서는 ‘지산-장사, 펜타-지자체 행사’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들리고 있는 판이다.
3. 결론
현대의 록페스티벌에는 더 이상 그 시초가 되었던 우드스탁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낭만도, 자유도 없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해방을 꿈꾸며 벌였던 반사회적 문화는 ‘그것들’에게 잠식되어버린지 오래다.
1973년, 영국에서는 'Pink Floyd'라는 프로그레시브 록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이라는 괴상한 앨범이 하나 발매된다.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계소리와 따르릉 전화기 소리, 한 사내의 비열한 웃음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이 앨범은 자본주의에 대한 날선 비판을 담은 희대의 명반이다. 이 앨범의 5번 트랙인 'Money'는 동전소리와 지폐계수기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시작한다. 동전과 지폐, 이 둘은 자본주의와 물질주의의 상징이다.
‘Money, get away. Get a good job with more pay and you're okay…….(중략)…….Money, it's a crime. Share it fairly but don't take a slice of my own
-PInk Floyd - Money 中
가사는 모든 것이 돈과 물질로 대변되는 세상을 비판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자신도 그런 세상에 저항하지 못하는 현실을 표현하고 있다. 록페스티벌 역시 그 궤를 같이 한다. 아무리 자유와 해방을 부르짖는 청춘들이라 해도 그들이 물질이 팽배해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 한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다. 그러나 핑크플로이드는 자신들의 음악을 통해 조그맣게나마 대중들이 자유로워지길 원했다. 그림1을 보자. 발매 된 지 수십 년 된 앨범이기에 이미 이런 저런 분석이 많이 나왔지만 내 나름대로 나만의 분석을 해보고자 한다. 나에게 무지갯빛, 프리즘, 흰빛은 각각 인간, 자본주의, 다시 인간이라는 개념으로 다가온다. 인간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갯빛이 프리즘이라는 자본주의를 통과하자 하나의 흰색 빛으로 통일 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획일화 되어가는 대중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혹은 그림을 반대로 본다면 흰빛으로 획일화 된 대중이 ‘The Dark Side Of The Moon'이라는 프리즘을 거치면서 본래의 모습인 무지갯빛을 되찾길 바라는 핑크플로이드의 염원이 담겨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록페스티벌 역시 마찬가지이다. 현재 록페스티벌은 그 본질적인 면에서 이미 퇴색되고 말았을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그 록페스티벌을 통해 조금이나마 찬란한 빛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각자의 영롱하고도 독특한 색채를 잃어버린 청춘은 청춘이라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작자가 지금 ‘여러분! 이 더러운 돈을 버리고 히피문화를 되찾읍시다!’하는 헛소리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록페스티벌이 숨 막히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한줄기 빛이 될 수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록페스티벌을 ‘주최’하는 것은 그들이겠지만 그 록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즐기는 ‘주체’는 우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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