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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by TheStro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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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덜컹덜컹 기차를 타고 충청도로 간다. 가는동안 창밖으로 태양이 지고있었다. 근데 태양이 진짜 진짜로 엄청 컸다. 내 태어나서 해가 그렇게 크고 가깝게 보인건 처음이였다. 급히 핸드폰으로 찍었는데 그 감흥이 10%도 안됐다. 해가 크기만 한 게 아니라 구름에 반쯤 가려서 구름이 살짝 반짝 거리고 계기일식같은 모양이다. 계기운식?ㅋㅋ 진짜 존나 멋있었음. 미래에 과학기술이 굉장히 발전하고 뛰어난 장비가 발명되면 이 위대한 것을 내가 느끼는 대로 똑같이 담아낼 수 있을까? 인간은 못하는게 없으니까 뭐. 과학자느님들 제발 빨리 발명좀 해주세요. 

 정신없이 창밖을 보다가 문득 그냥 기차만 열나게 타면서 여행을 다니는것도 괜찮을것 같았다. 볼거 다 볼 수 있고 더 많이 볼 수 있잖아. 편하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차타고 하루종일 가면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풍경과 사람과 공간 시간을 볼 수 있을까? 평생 다시는 볼 수 없는 것들이고 태어나서 처음보는 것들 투성이일텐데! 차 타면 지루하다고 자는 사람들을 욕하고싶진 않지만 잠도 안오면서 그냥 귀찮다고 무작정 눈감아버리는 사람들은 좀 반성해야한다.
 또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다보니 제천에 도착했다. 한시간정도 걸린듯. 거기서 또 한시간 정도 충주 가는 기차를 기다린다. 할 거 없어서 밖에 나가 담배 한대 피워물고 있는데 앞에 포장마차가 있다. 국수파는 포장마차다. 술 파는곳이 아니라 천만 다행임 ㅋㅋㅋㅋ 배도 고프고 해서 우동이나 먹을생각으로 가까이 가니 자리가 없다;; 그때까진 몰랐는데 거기엔 나같은 거렁뱅이들이 꽤 많았다. 다들 등짝에 커다란 가방 하나씩 메고 머리에는 밀짚모자 반팔에 반바지 검게 그을린 얼굴 ㅋㅋ 그네들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고 내 모습이 그네들의 모습이다. 반갑기도 했고 다들 무슨 사연이 있으며 어딜 향하는지도 궁금했다. 삼삼오오 모여있는 이들은 친구나 동료일 것이고 혼자있는 사람들은 모르겠고;; 다들 힘들고 지쳐서 떠나온걸까 나처럼 낭비가 아까워서 행복을 위해 도망나온사람들일까? 목적지도 다 다를것이고 지금 하고있는 생각도 다 다르고 여행동기도 다르고 모든면에서 공통분모가 없을것이다. 아니다 딱 하나 있네. 다들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는거. 이 좁은 역이라는 공간에서만 봐도 이 정도인데 역 주변의 상점, 제천시, 충북, 대한민국, 동북아시아, 전세계, 태양계, 은하, 우주....... 쭉 확장해 나가면 세상에 사연은 사고의 범주를 넘는 숫자일 것이다. 그래서 난 세상에 '일반인'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편의점 갔다가 화장실 갔다가 하니 어영부영 한시간이 지났다. 밖은 벌써 깜깜. 이제 또 충주행 열차를 타자. 근데 너무 피곤했나보다. 좌석에 앉았는데 그 다음부터 기억이 잠깐 진짜 잠깐 없더니 귓가에 '다음역은 청주, 청주' 소리가 들린다. 뭐냐 이건. 시계를 보니 2시간이 지나있다. 제천에서 충주까진 30분이면 간다. 진짜 깜빡 졸았는데 이게 말이나 되냐 싶어서 와나 어이가 그냥.... 뭐 어쩌겄어 일단 청주에 내려서 상황파악에 들어간다.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것인가. 생각해보면 이게 이번 여행 최대의 미스다. 윽... 대충 지인들에게 수소문 한 끝에 찜질방 있는 동네를 알아냈다. 일단 버스를 타고 시내쪽으로 나가자.
 점점점 어둠이 걷히고 밝은 빛이 들어오면서 창밖엔 화려한 불빛이 수놓인다. 딱 3일만인데 왜이렇게 낯설지? 난 화려한 도시 불빛과 소음, 그 소음 속의 고요함을 굉장히 좋아한다. 한강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렇다. 새벽에 한강 둔치(특히 여의나루 63빌딩 아래)에 가면 강 맞은편엔 자동차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쌩쌩 달리며, 원효대교를 비롯한 수많은 한강다리들은 환한 불빛을 내뱉으며 쭉 서있다. 그리고 내 등뒤에는 한강의 기적을 상징하는 시멘트덩어리들이 우뚝우뚝 솟아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고 내 눈 앞으론 이 모든 기적을 지켜본 강이 흐른다. 이 화려하고 어마어마한 도시 속인데 이상하게 한강 둔치는 너무 고요하다. 이게 너무 좋다. 사실 내가 서울로 학교 온 이유도 이거다. 별천지와 한강이 정말 미친듯이 좋았다. 고3 때 한강에서 열린 불꽃놀이 페스티벌을 보러 왔다가 반한것 같다. 숨이 턱턱 막히는 듯 그 웅장하고 탁 트인 압박감, 아름다움 이런게 내가 느끼는 행복인갑다. 아니, 그냥 야경을 존나게 좋아하는건가?
 암튼. 3일만에 느끼는 낯섦 속으로 쭉쭉 파고들어간다. 홈플러스, 패밀리마트, 아디다스 등등 익숙한 간판들이 점점 눈앞에 나오고 난 그 한가운데에 내렸다. 사실 청주에 사는 내 유일한 친척 피붙이라고 할 수 있는 사촌형에게 전화를 할랬다. 집안 사정상 명절때도 형 혼자서만 잠깐 할머니댁에 왔다가니까 제대로 이야기도 못하고 많은걸 알지 못한다. 어렸을 땐 정말 친하고 자주 만났는데 집안 일 때문에 클때까지 연락을 못했다. 그러다가 올해 설날에 거의 10년만에 다시 만났다. 커서 만나니까 좀 어색했지만 금방 다시 친해질 수 있었다. 담배 때문에. 할머니댁에서 잠깐 바람 쐬러 나가서 서로 담배피는 걸 알고 어른들 몰래 피웠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자주 연락하기로 한거다. 어렸을 때 큰아버지 댁이 청주여서 아직도 기억에 남나보다. 형 집도 여기고 혹시 몰라서 전화하려 했지만 전화는 좀 그렇고 문자를 한통 남겼다. 근데 한시간, 두시간이 지나도 답장이 없군. 뭐 크게 상관은 없다. 뜬금없이 연락한 내가 이상한거다;; 뭐; 
 이제 내 한 몸 뉘일 장소를 찾자. 근데 이놈의 도시는 찜질방이 없다. 사우나도 없고... 더 중요한건 돈이 없다. 돈을 좀 뽑아야지 했는데 ATM 점검시간.
 열한시 20분~한시 20분인가 그럴거다. 아 클났음. 차비도 진짜 얼마 없어서 택시도 많이 못탄다. 그냥 택시 조금 타고가다가 내려달래야지하고 일단 탔다. 택시타고 가는데 택시기사가 자꾸 힐끔x2 쳐다보다가 이정표대로 안가는 것 같다. 아 이새끼 택시비 많이 받아쳐먹으려고 이러는구나 싶어서 바로 내렸다. 근데 딱 내리니까 진짜 이건 딱 보기에도 이상한 곳이다. 진짜 나 사우나 하나 찾느라 한시간 반정도 걷고 택시, 버스 타고 헤멘것같음.... 사람들한테 물어물어 진짜 오기로 성질나서 사우나 하나 찾아내고야 말았다. 근데 나 현금 없다;; 일단 카운터로 가서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신분증 맡기고 외상하랜다. 다행이다. 진짜 너무 힘들었음.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수면실에 누워서 담배를 한대 물었다. 여긴 아얘 대놓고 수면실에 재떨이가 있었다. ㅎ 피면서 그냥 문득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나 싶었다. 엄마 생각도 나고 다 때려치고 힘들고 돈나가고 남한테 싫은소리 들어가며 내가 지금 왜 이지랄 하고 있나 싶어서 그냥 돌아갈까? 생각도 했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거 끝까지 해보고싶었다. 항상 무슨일을 벌여놓고 마무리는 대충대충 흐지부지한다. 이번엔 그러고싶지 않다.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데 갑자기 울컥. 지금까지 다른사람들한테 이리저리 치인게 꾹꾹 눌려있었는데 엄마 목소리 들으니까 하마터면 터질뻔했다. 간신히 억누르고

M : 엄마 뭐해? 
Y : 정혁이 대학때메 골치아파 죽겠다
M : 왜?
Y : 그냥 갈데가 없다 갈데가
M : 응

그러다가 그냥 엄마한테 한번 물어봤다. 우리 엄마는 진짜 천재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M : 엄마 오늘 내가 그냥 잠깐 놀러갔다 느낀건데 사람들이 나 되게 무시한다. 생긴걸로. 내가 착하게 대해주잖아 그럼 날 자기 밑에있는 놈으로 봐. 날 잘 아는 사람은 절대 안그런데 첫인상이 그렇게 만만해보이나봐. 
Y : 그런사람들은 그냥 무시해버려. 근데 중요한건 너랑 친한 사람들이 그럴때야. 사람이 살면서 너가 정말 친하고 가까운 사람이라도 항상 널 어렵게 느끼도록 만들어야해. 니가 무시당하지 않게.
M : 어떻게?
Y : 그러기 위해선 너만의 프라이드가 있어야하고 쉽게 헛점을 보이면 안돼.
M : 그러면 진짜 친한사람이 아니잖아.
Y : 아니 친하게 지내되 너의 모든걸 내보이지 말고 그 사람이 알지 못하는 나의 무언가를 남겨두란거지. 쉽게 얘기해서 연예인들이 그러듯이. 재밌고 토크쇼에 나와서 자기 얘기 하면서 자기는 모습 밥먹는 모습 다 보여줘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들의 사생활이나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걔들이 아무리 친근감이 들어도 신비롭고 쉽게 대할 수 없잖아. 걔들은 사생활이란걸로 자신의 신비감과 막 대할 수 없는 막같은걸 치지만 너는 너만의 프라이드로, 남이 잘 알 수 없는 걸 남겨두고 사람을 대하란말이지. 아 저사람한텐 뭔가가 있어 이런식으로. 이해가?
M : 응 대충
Y : 니가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널 쉽게 막 대하지 못하게. 알겠지? 근데 너 친한 사람들은 안그런다니 다행이네. 처음보는 사람들은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런걸로 사람 평가하고 대하는 사람들은 평생 그 타령하다 인정도 못받고 늙어서도 그럴거야.

뭐 대충 이런 얘기를 한것 같다. 또 하나 머릿속에 박아둬야 할 개념이 생겼다. 통화 끝나고서 담배 하나 더 피고 30분정도 뒤척이다 잠든것 같다. 이상하게 그날 저녁에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아닌 아는 사람이 너무 보고싶었다. 몸도 마음도 지쳐서 그랬나?
 
 다음날엔 열시 반쯤 일어난듯. 씻고 목욕탕 TV를 보는데 '놀러와'가 한다. 피곤하던 정신과 몸이 조금은 나아진 듯 했음. 예능 프로가 아무 도움이 안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힘들고 지칠때 시끄럽게 떠들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여대는 TV가 사람 기분을 조금은 낫게 한다. 무한도전이나 1박2일같은 잘나가는 프로그렘은 그가 갖고 있는 특유의 느낌과 분위기가 있다. 가끔은 내용이 궁금해서 본다기보단 그냥 출연진들이 웃고 떠들고 즐거워하는 그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 보기도 한다.
 그렇게 기분을 약간 업 시킨 상태에서 사우나를 나섰다. 은행에서 돈을 뽑아 사우나 외상비를 주고 남은 돈으론 밥을 먹었다. 와우 맛남. 다 먹으니까 한 열두시쯤.
 이제 슬슬 잘못 온 경로를 바로잡을 시간이다. 버스터미널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렸다. 가서 '충주'행 버스를 타고 한시간 가량 걸려서 충주에 도착했다. 

역시나 틱틱대는 사람들. 충주에 일단 오긴 왔는데 어딜가야하나.... 다행히도 버스터미널에 관광안내소가 있었다. 오.... 찾아가서 내 상황을 말씀드렸다.

M : 여기서 걸어서 구경할만한 곳 있나요? 
Y : 당연히 있지요

하더니 주섬주섬 투닥투닥 관광지도랑 충주 지도를 쫙 펴더니 펜으로 딱딱 찍어주시고 여긴 뭐뭐가 있고 여기 가보세요 가는 방법은 요기 문으로 나가서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어찌구저찌고.... 진짜 좋았다. 너무 친절하고 좋은분이었어. 오랜만에 느끼는 친절에 정말 눈물날뻔했다.
 암튼 최종목적지는 '중원고구려비'다. 가는동안 쭈욱 걸어서 가고 고구려비 도착해서 버스타고 돌아올 예정이었다. 걸어서 탄금대까지 갔는데 무슨무슨 호빵이 날 유혹한다. 진짜 존나 먹고싶었어!! 으아! 근데 돈이 없다.아껴야해. 저거 안먹어도 나 안죽는다. 음음... 충주에서는 별로 좋은 기억이 없다. 그날 바로 창원 갈 예정이라 시간도 없었고 사람들도 싫었다. 걸어서 탄금대까지 갔는데 시간이 너무 빠듯해서 그냥 버스 타고 고구려비까지 갔다가 돌아오기로 했다. 버스를 타서 기사한테 버스비를 물었다. 

M : 아저씨 버스비 얼마에요?
Y : 어디까지 가는데?
M : 고구려비요

대꾸가 없다. 그냥 천원을 냈다.
 근데 잘 가다가 갑자기 버스가 멈춘다. 창밖을 보니 도로공사 때문에 길이 막히고 있다. 그 때 갑자기 승객 할배들이 쌍욕을 하기 시작한다. 소리질러대고 x발 뭐야? 왜 안가? 기사는 기사대로 창밖에 대고 '야이새끼야 공사를 아따위로 하면 어떡해??!! 이 씨팔 시간도 늦었는데 별게 다 지랄이네!'소리를 해댄다. 그냥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다. 우리나라 빨리빨리 문화가 오늘날의 한국을 만들었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오늘날의 성질급하고 참을성 없고 인내심, 자비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로봇들도 만들었다. 그렇게 시간약속 잘 지키고 빨리빨리 연발해대는 민족이 코리안타임이란 개념을 만들고 참 아이러니하다. 역시 어메이징 코리아답다. 충주여행은 때려치자. 애초에 처음부터 시간 짜기가 애매했다. 원래 시간이나 날짜 신경 안쓰는 거렁뱅이 생활이였지만 정말 여긴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여기서 있던 일은 글로 옮기기도 싫다. 귀찮고 걍 차라리 빨리 접어버리고 다음 여행지에서 이야기를 적는게 읽는 너희들에게도 훨씬 시간절약이고 효율적일거다. 어제 저녁에 깜빡 졸지만 않았으면 청주까지 가지 않았더라면 오늘 아침에 눈 뜬곳은 충주였을테고 그럼 시간이 넉넉해서 잘 둘러볼 수 있었을거다. 근데 오늘 저녁엔 창원에 가서 내가 그토록 보고싶은 '친구' 즉, '아는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 꼭 가야한다 = 시간을 맞춰야한다. 근데 쌩뚱맞게 충주에는 열두시에 도착했고 걸어가다가 시간도 없어서 버스를 탔는데 로봇들이 기분을 잡쳐놓았다-> 망했다. 그냥 터미널까지 터벅터벅 걸었다.
 가는 길에 창동 5층 석탑, 중원 창동마애불을 구경했다. 부처님 제 마음이 왜 이럴까요. 사람들은 또 왜 이럴까요. 저는 왜 이럴까요. 바위 속의 부처님은 그저 탄금호를 향해 웃고만 있었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창원행 티켓을 끊고 치즈스파게티랑 아메리카노를 먹었다. 정신이 나가서 미친짓을 한거지 아주 그냥... 미친김에 그냥 확 미치자 해서 위층에 롯데마트 구경하면서 이것저것 사려고했다. 근데 입구에서 이쁜 누나가 '모자랑 가방은 소지품 보관함에 두고 가라 이 거지 껄랭이같은새끼야 냄새나니까 저리 꺼져라' 하는것 같았음. 아 동전도 없고 귀찮아서 그냥 관뒀다. 시계를 보니 5시 10분이다. 차는 6시 출발이다. 흡연실에서 줄담배도 피고 도너츠나 만들고 멍때리고 또 멍멍... 멍.... 머엉~하니 50분을 길바닥에 버렸다. 6시네.. 드디어 버스를 탔다. 타서 자리에 앉아서 mp3를 들었는데 travis의 closer 가 나온다. 평소엔 별로였던 이 노래가 진짜 너무 좋았다. 왜케 좋냐 이거. 가사 하나하나가 심장을 쿡쿡 찔렀다. I had enough of this parade..... And when I need you then I know you will be next to me. And when I see you then I know you will be there with me. I'll never leave you. Just need to get closer, closer, lean on me now, lean on me now~ 노래 듣는데 그 사람 많은 버스에서 찔끔찔끔 짰다. 정말 편히 쉴 수 있는 누군가가 너무 필요했다. 그게 가족이건 친구건 남자든 여자든 그리고 난 지금 그런 비슷한 사람에게 가고있다. 이 때 당시에 정말 너무하단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날 싫어하고 세상 모든게 그렇다는 느낌을 너무 강하게 받아서 그랬나보다. 이 넓은 5000만 대한민국 사람들 속을 나 혼자 헤집고 다니고있다. 그들의 영역을 침범당해서 그런건가? 당연한거다. 지금은 부모님 보호 아래에 생활하고 의존하면서 살아가서 이런걸 알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평생 이런 5000만분의 1 속에 비집고 들어가서 살아야한다. 이제 겪은지 채 4일도 안됐는데 벌써 힘들어하면 어떻게 살아갈까. 끝까지 버텨내야지. 우리 엄마 아빠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다 이겨낸거고 지금도 이겨나가고 있다. 내가 지금까지 철없이 너무 쉽게쉽게 살아왔던거네. 지금까지가 가상현실이었다면 앞으론 현실 그 자체다. 생각을 고쳐먹고 살아가자. 또 이런 생각좀 하다가 졸다가 깼다가 노래 들었다가 하다보니 창원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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