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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by TheStro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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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밥 먹는 게 귀찮다. 예전부터 알약 하나로 식사를 끝내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영양사 하는 친구한테 물어보니 환자들이 먹는 음료가 있댄다. 한 잔 먹으면 한끼 대신할 수 있다고. 근데 환자용이래서 괜히 거부감이 들었다. 비슷한 제품이 있겠지 싶어 인터넷을 뒤져보니 소이렌트, 밀스, 랩노쉬 등 식사대용식품이 검색된다. 나같은 인간들이 많구나. 소이렌트는 비싸다. 물건너오는 배송료만 4만원 염병할. 랩노쉬는 포만감이 적고 맛이 너무 달댄다.

그래서 시켰다! 밀스!!

자고 일어나니 도착해있었다. 이렇게 일곱병에 2만원.

양: 생각보다 병이 커서 놀랐다. 내 손은 남자 치고도 절대 작은 편이 아닌데 저런 비율을 자랑한다. 일단 닥치고 한 잔 타먹었다. 생각보다 엄청 많네. 그레인이라 그런지 씹을 게 많다. 난 원래 밥 먹을 때도 꼭꼭 씹어먹어서 식사시간이 길다. 밀스도 만만치 않다. 사실 반 병 정도 먹고 배불러서 한 10분 쉬었다가 다시 먹는 중이다. 15시 15분에 먹기 시작해서 15시 49분인 지금도 좀 남았다. 이거 시부랄 밥 먹는 시간 아까워서 시켰더니 별 차이 없잖아. 방금 글 쓰는 거 잠시 쉬고 다 먹었다. 54분이다. 그러니까 한잔 먹는 데 29분이 걸렸다. 평소 식사 시간보다 10분 단축됐다.

맛: 맛있다. 원래 견과류를 좋아해서인지 오도독 바사삭 씹히는 식감이 아주 좋다. 물론 이거 씹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한다. 곡물 특유의 단맛도 배어나온다. 설탕을 첨가한 것 같진 않은데 뭔가 물 씹어먹으면 느껴지는 미네랄의 단맛? 같은 그런 달달이다. 애초에 싱겁게 먹는 식습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난 친구들이 순대에 뭐 찍어먹냐로 논쟁할 때가 제일 한심해보인다. 아무것도 안 찍으니까. 만두도 간장 없이 먹고 계란에 소금 케찹 안 뿌린다. 그래서 맛에 되게 민감하다. 소스 두어방울 찍어먹어보면 재료가 뭔지 대충 맞힐 수 있다. 그 정도로 예민하고 싱겁게 먹는다는 소리다. 다른 블로그 리뷰들을 보면 맛은 포기하라던데 난 꽤나 맛있었다. 치킨 떡볶이 피자 햄버거 이런 강한류은 아니지만 밀스 나름의 깔끔과 담백이 있다.

포만감: 이건 몇 시간 뒤에 다시 적겠다.
------- 지금 시각 21시 54분. 한 5시간까진 버틸만하다. 그닥 배가 안 고프다. 근데 이걸 또 밥 대신 먹어야 한다니 좀 절망적이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다이어트도 안 하는데 대체 그 짓을 왜 해야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깔끔하게 때려치고 치킨 시켰다.

결론: 맛 영양 포만감 모두 만족스럽지만 질린다. 이건 밀스 탓이 아니다. 난 치킨도 세끼는 못 먹는다. 먹는 즐거움이 생각보다 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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