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Dwa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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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by TheStro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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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너무 거지같아서 미용실에 갔다.
머리 자르면서 미용사랑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몇살이냐 학생이냐 전공이 뭐냐 등등. 그러다가 꿈 얘기가 나왔다. 내 꿈은 기자랬더니 갑자기 날 박기자로 부른다. 커트하는 내내 박기자님 박기자님하며 놀리더랬다. 머리 감을 때는 비싼 거라며 두피에 이것저것 발라주면서 나중에 기자되면 자기 잊지 말랜다. 아 진짜 웃기네. 사람이 되게 유쾌했다.
막 옆의 후배한테 cctv 가리라고 한 다음에 또 뭔 약 같은 걸 발라줬다. 날이 더워서인지 두피에 뭐가 좀 났다면서. 클리닉에 쓰는 약이랜다. 그 모습이 무슨 도둑 같아서 또 터짐. 난 사실 머리 자르면서 대화하는 걸 안 좋아한다. 상술 같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내 얘길 들려주기도 싫어서다. 근데 아무 생각 없이 계속 웃겨주니까 나도 신나서 같이 떠들게 되더라.
주변에서 쉬고 있던 미용사들도 재밌어보였는지 하나 둘 달라붙어서 같이 장난쳤다. 말하는 게 다들 왜이리 웃기지. 근 한달동안 이렇게 많이 웃은 건 처음이다. 덕분에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히히. 여자들이 재밌는 남자 좋아하는 게 이해가 될 정도.
계산하면서 카드 긁고 사인했더니 '어머 이 사인 열개정도 복사해서 벽에 걸어놓자'고.... 끝까지 돌겠다 정말. 살다살다 별 요상한 미용실을 다 본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행복했어요.

말 몇마디로 사람을 이렇게 행복하게 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한 스킬이다. 내겐 없는 능력이라 부럽다. 저런 건 어떻게 체득하지??? 타고나나?? 존경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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