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지난하다. 이것이 즈음의 진리다.
태어나지 않아야 승자다. 세상에 나온 순간, 염병할 빛을 본 순간 빌어먹을 삶이란 게 시작한다. 지극히 어려운 세상살이를 꾸역꾸역 끌어가는 게 너와 나의 책무다.
인간의 모든 고통은 출생으로 귀납한다. 나의 유죄는 내가 다시 이 세상에 도래했다는 사실 자체로 입증됐다. 난 전생에 악업을 열심히도 쌓았나보다.
그렇다고 손목을 긋거나 목을 달거나 한강 갈수는 없다. 내 죽음에서 파생하는 슬픔은 타인의 몫이니까. 내 고난을 남이 감당하게 하는 개짓거리를 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찰나의 생을 끝낸다고 번뇌의 사슬이 끊기진 않는다.
하여, 영위하자니 못해먹겠고 관두자니 무책임한 그런 인간의 삶은 좆같고 또 좆같으며 생은 그 자체로 고통이자 씨발이고, 그리고 원래 다들 그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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