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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Stro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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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란 직업을 되게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단순히 얼굴이 잘생겼다는 이유 하나로 방송밥을 먹을 순 없다. 그냥 코 높고 눈 크고 식의 얼굴이 아니라 개성과 매력이 더해진 아름다움이어야 한다. 여기에 키도 크고 얼굴도 작아야 하며 피부도 좋아야 한다. 다리 길이 어깨넓이 등의 몸매도 전체적인 균형을 이뤄야 하고. 자, 수백만분의 일 확률을 뚫고 신께서 점지하시어 이 위대한 육신을 갖고 태어났다치자. 조막만한 얼굴에 묘한 아름다움이 스며있고 피부는 백옥에 길쭉한 다리, 넓은 어깨와 평균 이상의 신장을 갖춘 피조물이다. 여기부터 시작이다. 이게 개그맨, MC 제외 비주얼이 중요한 연예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갖춘 '기본 베이스'다. 즉 연예계엔 널린 게 남신 여신이다. 남신과 여신급 미모를 갖췄다면 다음엔 재능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 가수를 하고 싶다면 가창력과 음색 춤실력 체력 끼가 있어야 한다. 뭐 이 중 한 두개 정도는 후달려도 괜찮다. 단 그 이상은 안돼. 적어도 저 요소 중 세개는 갖춰야 한다. 가창력이 딸리면 춤을 존나게 잘춘다든지 체력이 딸리면 팬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끼가 있어야 한다(물론 요즘 아이돌은 춤 잘 추고 노래도 잘하고 피나게 노력하고 말도 재밌게 하더라ㅋ) 이게 가수, 아이돌의 조건이다. '아오 씨 난 가수 어려워서 힘들 것 같아' 혹은 '가수보단 배우 하고 싶어'라고 생각한다면 그래 이번엔 배우가 되려면 뭘 갖춰야할까. 우선 대사를 남에게 또렷하게 전할 수 있어야한다. 배우들이 영화 드라마에서 대충 말하는 것 같지만 그 대사 고대로 따라해보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따라서 발성, 발음 훈련은 필수다. 여기에 수많은 소설, 희곡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두뇌도 갖춰야 한다. 시나리오 받아놓고 배역의 감정선도 이해 못하는 촌극을 벌이지 않으려면 말이다. 요즘 20대 대부분이 한달에 책을 한권도 안 읽는다. 반면 배우들은 매달 수 편의 시나리오를 받아읽는다.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라. 유명 연기파 배우 중 소위 '지잡대' 출신이 있는지. 없다. 기본적으로 머리가 좋다는 소리다. 다음, 발성도 좋고 이해도 잘 한다면 그걸 표현할 차례다. 대사 하나 없이 눈빛만으로 시청자를 감동시키기도, 수도꼭지 튼 것처럼 갑자기 눈물을 쏟아내기도 해야한다. 슬프다고 울고 화난다고 소리치는 단순한 연기를 시청자들은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자기가 이입할 수 있고 심정을 대변해주는 연기가 보고 싶지. 내가 아닌 또다른 인간이 되어야 하는 게 연기자란 직업이다. 이게 안되면 소위 발연기라고 가루가 되도록 까이다가 어느새 드라마, 영화판에서 사라진다.
자, 여기까지가 연예인이 될 수 있는 조건이다. 딱 조건에 불과다. 아무리 저런 요소요소를 모두 갖춰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평생 2류 아이돌, 가수로 썩거나 주구장창 조연만 맡을 수도 있다. 왜? 대중이 그를 원하고 안 원하고는 그의 외모와 능력과 재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니까. 그게 함정이다. 대중적 관심과 인기로 먹고 사는 직업인이 관심과 인기를 못 얻으면 장사 접어야 한다.
말 나온 김에 어디 끝까지 가보자. 위 조건을 모두 갖춰서 당대의 인기스타가 됐다! 와 드디어 목적 달성 내가 세기의 스타다! 그게 얼마나 갈까. 참고로 아이돌그룹 평균 수명은 5년이다. 여느 듣보잡 제외하고 나름 잘나간다는 그룹 평균이 5년. 빅뱅 같은 탑 오브 탑을 찍어야 오래오래 해먹을 수 있다. 빅뱅이 내가 보는 아이돌 분야 끝판왕이자 인간이 아이돌이란 직업을 선택했을 때의 정점이다. 단 얘들도 나이 마흔 먹어서까지 뱅뱅뱅 거릴 순 없을테다. 물론 그때쯤이면 평생 놀고 먹고 살아도 될 만큼의 부를 축적해놨을테니 전혀 문제는 안된다. 빅뱅처럼 될 자신 있으면 아이돌 고고. 다음 배우. 배우는 그래도 아이돌보단 사정이 낫다. 작품 하나 대박치면 광고 밀려들고 해외러브콜에 인생역전이다. 근데 좋은 작품 만나기가 쉽나. 드라마 배역 하나 따려고 배우들은 감독, 작가 앞에서 오디션 본다. 그것도 경쟁률이 수십 수백대 일은 기본이다. 착각하면 안된다. 유명배우들도 오디션 본다. 배우는 일단 실력 있으면 꽤나 오래 해먹을 수 있다. 나이가 듦에 따라 배역을 바꿔갈 수 있기에. 그래도 삐끗하면 나가리되는 건 순간이다. 열애설 한번 터지면 팬 한바가지 떨어져나가고, 말 실수 한번에 또 한바가지, 무심코 행실 잘못했다가 또 한바가지, 과거 철없던 시절에 인터넷에 싸지른 글 하나로 또 한바가지 등등 어이구 팬 관리 한번 더럽게 어렵네. 하지만 이걸 다 막아낸 성인군자도 조국의 부름 앞에선 예비 군바리에 불과하다. 이제 좀 살만하다 싶을 때 조국은 그를 국방부의 일원으로 차출해간다는 깊은 뜻을 전달한다. 연예인으로서의 상품성이 정점에 달한 20대말이다. 그 2년 동안 대중으로부터 잊혀져야 한다. 개노답이다. 가만 적어놓고 보니 진짜 답 없네.
아무튼 내가 보기에 연예인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직업도 아니며 한다 해도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도박에 가깝다. 잘생겼다고 연예인하는 거 아니다. 연예인 아무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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