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일을 하면서 가장 속상할 때는 공들인 기사가 업체 요청으로 삭제될 때다. 그 업체들은 대개 우리 매체의 광고주다.
대충 이런 식이다.
기사 출고 1분 후, "기자님, 정말 죄송하지만 이 문장 하나만 삭제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니면 한 단어라도 바꿔주시면 진심으로 감사드리겠습니다. 부디 긍정적으로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화가 걸려온다.
그러고는 마지막에 꼭 이 한 마디를 덧붙인다
"저희가 크게 보답하겠습니다"
그 보답이라는 게 뭔지는 업체도 알고, 당신도 알고 우리 엄마아빠도 안다. 하지만 나는 모른다. 나는 몰라야 한다. 다음 달 내 월급에 정체불명의 보너스가 들어와 있을 뿐이다.
이걸 소위 '기사를 엿이랑 바꿔 먹었다'고 표현한다.
이 병신 같은 짓으로 나는 저 업체가 만든 적금 상품에 돈을 부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