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대단한 걸 기대했군.
그냥 이것 저것 싸질러놓고 뒷수습 안한 기분이다.
'신? 그딴 걸 왜 믿어?'라고 묻는 무신론자들에게 간단히 답한다. 자신을 억압하는 존재로부터 자유롭고 싶으니까. 별 거 없음.
좀 극단적으로 까자면 기독교인들의 예수 미화작.
네이버 평점과 리뷰, 줄거리 요약에 단단히 낚였다. 사실 저 좋은 주제를 가지고 이 정도 밖에 못 풀어냈다는 게 아쉽다. 선교와 예수 미화가 목적인데 그러려면 좀 더 길고 세부적으로, 다양하고 많은 주제를 아예 대놓고 빨았어야지. 대충 하다 마니까 설득이 되려다가 말잖아.
'우리는 메시아를 원해요!' '그래? 자 여기 메시아! 봤지? 가서 니가 본 기적을 세상에 전파해!' 끝.
종교의 의미를 이해할 때 쯤 딱 끊어버리니 이게 좋은 영환지 단순 홍보영상인지 판단이 안 선다. 결국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식의 야마 없는 작품으로 전락했다.
고기도 못 잡고 쫄쫄 굶는 어린양들에게 생선떼를 하사하시고 문둥병자를 치료하며 태양의 광명과 함께 사라지시다니! 참 이 장면에서는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터질 지경. 구약성경 초반 맛보기가 이정도 되려나.
그래도 뭐 어거지로 주제에 집중해보자면 억압받은 이들의 해방구가 돼준 존재의 탄생을 그렸다고 할 수 있겠다. 신이 인간의 불완전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혹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잊기 위해서 만들어지만은 않았다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자유를 억압하는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메시아를 자처하는 정치세력과 그 추종자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허구한날 정권심판을 외쳐대는 모 정당과 좌빨들 말이다. 뭐 정치는 일종의 변형된 종교니까 비슷하겠네.
집에 오는 길에 이 한시간 반짜리 영화를 딱 한마디로 정의한 현수막을 발견했다.
"예수님만이 당신의 유일한 사랑이자 광명입니다"
간단하네.